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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이른 봄 장호항에 가다 / 김현지

 

 

 

 

 

 

 

 

 

 

 

 

 

 

 

 

 

 

 

 

 

 

 

   내 나라에 이런 곳도 있었네

   절벽 아래 해신이 숨겨놓은 소라껍데기

   그 속에서 활짝 피어난 해당화 같은 얼굴

   모르는 척 아닌 척 수줍은 척 돌아 앉아 있었다

   그곳 바닷가 한 켠에 착한 사내 하나 꼬드겨

   서너 달 숨어 살아도 좋겠다

   항구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돌아 앉아

   발길 돌리는 나에게 또 오란 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