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가 도심 한복판 높은 건물 옥상에서
방뇨한 일이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 대낮이었다
사내는 차례로 옷을 벗어던진 후
알몸으로 난간에 서더니
냅다 오줌을 갈기며 이렇게 외쳤다
"야, 이 개새끼들아"
순간 모든 시선이 옥상으로 쏠렸다
느닷없이 오줌줄기를 맞은 행인들은
삿대질을 하거나 혀를 끌끌 찼다
"저런 미친놈, 더위 먹었군"
집으로 돌아오는데 "개새끼"라는 사내의
한 마디가 계속 뒤를 따라왔다
등골이 오싹하고 더위가 싹 가셨다
그런데
그는 정말 "미친놈"이었을까?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날의 풍경 / 최병무 (0) | 2023.07.04 |
---|---|
달이 단신으로 뛴다 / 이성선 (0) | 2023.07.04 |
나팔꽃 / 유진 (0) | 2023.07.04 |
기대 혹은 상처에 관하여 / 박상천 (0) | 2023.07.04 |
다시 온 여름 / 최병무 (0) | 2023.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