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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범종 앞에서 - 낙동강 422 / 서태수

 

 

 

 

 

 

 

 

 

 

 

 

 

 

 

 

 

 

 

    새는 몸통을 버려 운판으로 훨훨 날고

    짐승은 뼈대를 버려 법고로 둥둥 울고

    고기는 속을 텅 비워 목어로 눈을 떴다

 

    사람이 무얼 버리면 여운 깊은 범종 될까

    머리, 가슴 다 비우면 천만千萬 근斤 범종 될까

    천 년을 엎드린 후에 먼지 모여 범종 될까

 

    산안개 번진 골짝

    목청 깊은 범종 소리

    굵은 물줄기로 산기슭을 내려가서

    흐르는 강의 꼬리를 팽팽하게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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