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는 제 영혼 속에 어슬렁거리는
파도를 구워 먹고
바다로 돌아가는 길을 잊었다
상한 입을 열어 하늘에 길을 묻고 두 길은
잊었어도 움켜쥐고 있는 하나의 기억은
뜨거운 숯불 덩어리, 보인다
껍질에 새겨진 미로와 미로를 따라
그리움을 앞세우고
멀어지는 바다의 차가운 한 계절이
그리움과 그리움이 서로 만나 섞이는
기억 밖에서 부옇게 보이는 이쪽의 순결함으로
서럽게 얼룩지는 계절을 마중 나가는 이 느낌은,
혼마저 흘러나가 버린
텅 빈 육체 안에서 모질게 여물어가는 체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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