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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그런 저녁 / 박제영

 

 

 

 

 

 

 

 

 

 

 

 

 

 

 

 

 

 

 

 

 

 

 

 

  바람이 지나간 후에도 시누대가 저리 흔들립니다

  내 생애 전부를 흔든 사람

  내 생애 전부를 울린 사람

  대숲 사이로 옛사랑이, 옛 문장이 스미어

  붉은 노을로 번지는 그런 저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고 도대체 옛사랑이 누구냐고

  그 사람이 자기인 줄도 모르고

  옛사랑이 자기인 줄도 모르고

  노을 사이로 당신의 얼굴이 노을처럼 붉어지는

  붉어도 좋은 그런 저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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