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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어릴 적 친구들을 찾습니다 / 정영선

 

 

 

 

 

 

 

 

 

 

 

 

 

 


 

 

 

 

 

 

 

 

 

 

  불혹이 고개를 넘어가자

  처음으로 열었던 원촌초등학교 15회 동창회

 

  코흘리개 개구쟁이였던

  광근이 연래 대수 봉호 대신 그들의 아버지가

  뱃살처럼 부푼 허세를 허리에 감고 왔다

  여리여리 풀꽃 같았던

  점숙이 은숙이 순옥이 정자도 보이지 않고

  펑퍼짐한 그녀들의 어머니가 수다를 품고 왔다

 

  그 후,

  20년이 지나고 김천수 아들 결혼식 날

  무슨 일인지  식장에 친구들 얼굴은 안 보이고

  늙수그레한 할배 할매들만 하객으로 왔다

  동열이 현식이 민호 정갑이 봉기 대신

  그들을 꼭 닮은 할아버지가 대신 왔다

  정숙이 명순이 순덕이 복자 순자도

  그녀들의 할머니를 하객으로 보냈다

 

  아무리 찾아봐도

  풋풋했던 내 어린 친구들은 온데간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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