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5월의 시 / 이문희

 

 

 

 

 

 

 

 

 

 

 

 

 

 

 

 

 

 

 

 

 

 

 

  토끼풀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속에 들어가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 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 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 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 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컥, 한 사발 / 서숙희  (0) 2025.05.02
동거 / 조안  (0) 2025.05.02
봄날은 간다 / 김수목  (0) 2025.05.01
5 월의 비 / 고은영  (0) 2025.05.01
친정 아버지 / 이남순  (0) 202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