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풀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속에 들어가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 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 꽃
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 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 위로 깝족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 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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