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가급적 아주 먼 길을 돌아가 본 적 있는지
그렇게 도착한 집을
내 집이 아닌 듯 그냥 지나쳐 본 적 있는지
길은 마음을 잃어 그런 날은 내가 내가 아닌 것
바람이 불었는지 비가 내렸는지
꽃 핀 날이었는지
검불들이 아무렇게나 거리를 뒹굴고 있었는지
마음을 다 놓쳐버린 길 위에서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날
숨 쉬는 것조차 성가신 날
흐린 달빛 아래였는지
붉은 가로등 아래였는지
훔치지 않은 눈물이 발등 위로 떨어지고
그 사이 다시 집 앞을 지나치고
당신도 그런 날 있었는지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리포 사랑 / 고두현 (0) | 2021.10.27 |
---|---|
숲으로 가자 / 정연복 (0) | 2021.10.27 |
길 / 이창훈 (0) | 2021.10.26 |
친견 / 이시영 (0) | 2021.10.26 |
염천(炎天) /마경덕 (0) | 2021.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