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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그런 날 있었는지 / 김명기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가급적 아주 먼 길을 돌아가 본 적 있는지

그렇게 도착한 집을

내 집이 아닌 듯 그냥 지나쳐 본 적 있는지

길은 마음을 잃어 그런 날은 내가 내가 아닌 것

바람이 불었는지 비가 내렸는지

꽃 핀 날이었는지

검불들이 아무렇게나 거리를 뒹굴고 있었는지

마음을 다 놓쳐버린 길 위에서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날

숨 쉬는 것조차 성가신 날

흐린 달빛 아래였는지

붉은 가로등 아래였는지

훔치지 않은 눈물이 발등 위로 떨어지고

그 사이 다시 집 앞을 지나치고

당신도 그런 날 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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