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지어 고개 숙인 해바라기를 보며 생각한다
어떤 말들이 노래가 되나
거품을 감고 얌전히 누웠는 비누를 보며 생각한다
이런 건 노래하면 안 되나
어떤 말들이 노래가 되나
하늘에 박힌 별
먼 데서 흐르는 물
닭이 낳은 따끈한 알
이런 것들은 아직은 멀고 내 것이 아닌 것들
구겨진 수건을 보다가
시원하게 내려가는 변기 물을 보다가
이런 말들은 노래가 되나
어떤 말들이 노래가 되나
ㅡ시집『옷장 위 배낭을 꺼낼 만큼 키가 크면』(문학동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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