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손끝만 스쳐도
여기 소리 없이 열릴 돌문이 있습니다
뭇사람이 조바심치나 굳이 닫힌 이 돌문 안에는
석벽 난간 열두 층계 위에
이제 검푸른 이끼가 앉았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날까지는
길이 꺼지지 않을 촛불 한 자루도 간직하였습니다
이는 당신의 그리운 얼굴이
이 희미한 불 앞에 어리울 때까지는
천 년이 지나도 눈 감지 않을 저의 슬픈 영혼의 모습입니다.
길숨한 속눈섭에 항시 드리우는
이 두어 방울 이슬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남긴 푸른 도포자락으로 이 눈물을 씻으랍니까.
두 볼은 옛날 그대로 복사꽃 빛이지만
한숨에 절로 입술이 푸르러 감을 어찌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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