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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별 물 / 정윤천

 


너 때문에 목이 말라서 마실 물 한 잔 따랐는데,

그릇 안에 별 모양 같은 게 떠서 어른거린다.

무슨 수로도 건져내지 못하고 말았다.

어쩔 수 없다.

마른 목 속으로

천천히 별 물을 들이켜고 말았다.

그때부터

손바닥에도 스치는 손자국 위에도,

틈만 나면 묻어나오던 별의 기척을 어쩌냐.

너 든 가슴은 또 어쩌나.


                ㅡ시집『십만 년의 사랑』(문학동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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