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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그런 때가 있다 / 이남일

 

 

우리는 그리움을 안은 채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비가 오고 먼 꿈 날을 키우던 그리움이

눅눅한 눈물의 아픔을 더 참을 수 없는 날

봇물 터진 둑처럼

그렇게 무너지고 싶은 때가 있다

 

바람이 불고 꾹꾹 눌러 달래던 그리움이

먼 곳 방황의 유혹을 더 견디지 못하는 날

공터에 날리는 휴지처럼

그렇게 흩날리고 싶은 때가 있다

 

눈이 오고 댓잎에 쌓인 눈빛 사랑이

한 밤중 그리움의 무게를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날

눈을 꼭 감은 채 맥없이

그렇게 안겨보고 싶은 때가 있다

 

그대 슬픔을 내 것으로

끌어안고 싶은 그런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