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우리는 오래 살아야 한대
아이 기르는 일 다 끝나고
뜨거운 숨결 나누는 일 다 끝나고
돈 버는 일 다 끝나고
아무 데도 오란 데가 없어지고
뭐 하라 마라 하나 없어지고
해야 할 세상일 다 끝내고도
사탕을 물고 마른입을 적시며
우리는 더 살아야 한대
몸을 못 움직이는 날이 오고
말을 못 하는 날이 오고
숨만 간신히 붙어 있는 날이 온대
숨도 어려워 헉헉대는 날이 온대
쉬는지 멈췄는지 오늘내일
살았나 죽었나 오늘내일
얇은 휴지를 코 밑에 가져다 대고
실낱같은 숨결 살피는 날이 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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