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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오동꽃 저녁 / 박기섭

 

너의 무릎을 베고

저무는 봄날이었으면

누른 국수에

날감자를 구워 놓고

아픈 데 아픈 데도 없이

그냥 그렇게 나른한

또 그런 봄날이었으면

너는 그예 나를 낳고

창밖에 남아 부신

뻐꾸기 소리나 듣는

다저녁 숭늉 그릇에

오동꽃이나 보는

시집 <오동꽃을 보며> 황금알.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