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표가 거기 있었다 / 양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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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도 꿈을 꾼 기억은 없다

사랑을 찾고 헤어지고 상사병에 시달리느라

꿈꿀 겨를도 없던

사랑으로 아플 수 있었던 유일한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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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쯤에서 사랑해보길 잘했다

이제는 못 해볼 사랑

사랑에 빠져 모두를 놓쳐 버리고 허우적거렸어도

아무것도 따져 보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마음이 시키는 대로

그런 사랑 해 보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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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랑도 계산속이고

산다고 사는 게 뒷걸음질일 때

힘주어 가라앉혔던 풍선이 다시 부풀어 오르듯

그 언덕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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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넣어도 넣어도 다시 떠오르는 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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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비 세차게 오던 날

빨간 반바지 입은 긴 머리 스물한 살

우산을 쓰고 내려왔다

노량진, 그 언덕을 지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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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가슴뼈 빼내듯 떠나보낸 사랑> 도훈. 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