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강물처럼 흘러간다는 걸 잘 알면서도
현실적 고통으로 인해 나를 버리고
삶의 부속품이 되어 허덕이던 때가 있었다
세포 하나하나가 모래알처럼 메말라가고
영혼은 황폐화되어 쩍쩍 갈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도저히 뛰어 넘을 수 없는
교도소 회샛빛 담벼락 같은 쓸쓸한 현실이
날 절망케 했었다
기존의 삶의 방식과 너무도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은
영혼을 아프게 했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무력감에 빠진 마음을 추스리는데
한참 동안씩 하늘을 올려다봐야 했다
현실은 끊임없이 날 수레바퀴 밑으로 끌어내렸지만
시지프가 그랬던 것처럼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기꺼이 받아 들었고
부조리한 현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마음에 피가 맺히고 다시 굳고
딱지가 내려앉았다
그렇게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법을 배워갔던 것 같다
순간순간 모든 걸 내던지고 싶었지만
나 또한 육체의 파멸 앞에 멈칫했다
이 또한 내 삶의 여정이었고
모든 건 흘러간다는 자연의 순리를 깨달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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