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기 자갈밭에 딩구는 거 아이가
오데 쉬운 길만 갈 수 있노
내도 사람인데 우째 편케 살고 싶지 안컸노
부모 복도 없는 년은 서방 복도 없다 아이가
원양어선 십년에 갑판장 되었다고
그리 조타 싸터마는
그 해 태평양 물구신 되었다 아이가
그게 다 내 복인데 한탄하믄 뭐하노
죽자 살자 살았다 아이가
자슥들이라도 부모 탓 안해쓰먼 시퍼
새백도 밤도 몰랐는기라
그래도 삼시세끼 밥은 묵꼬 사니 그것도 오감치
에미 고생한다고 쏙 안 써키고 커준 것만 해도 고마운 기라
있다고 다 잘 사는 거 아이더라
있는 집에 더 애가 많더라
다 지 갈길이 있고 지 요랑으로 사는 기제
내 몸띠로 남들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살믄 그게 잘 사는기지
이쓰면 있는대로 업쓰면 없는대로 맞추 살면 되는기라
고맙제
저 괴기가 우리 밥 메기주니 저기 부처 아이가
저기 내 서방 아이가
고맙제 참말로 고맙다카이
아지메 이리 오이소
남태평안 깔치 보이소
북태평양 명태 보이소
-시집 < 이어도 주막 > 애지,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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