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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벽 / 이태준

 

 

 

 

 

 

 

 

 

 

 

 

 

 

   뉘 집에 가든지

   좋은 벽면을 가진 방처럼 탐나는 것은 없다

   넓고 멀찍하고 광선이 간접으로 어리는,

   물속처럼 고요한 벽면

   그런 벽면에 낡은 그림 한 폭 걸어놓고

   혼자 바라보고 앉아 있는 맛

   더러는 좋은 친구와 함께 바라보며

   화제 없는 이야기로 날 어둡는 줄 모르는 맛

   그리고 가끔

   다른 그림으로 갈아 걸어보는 맛

   좋은 벽은 얼마나 생활이,

   인생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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