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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11월에 / 이향아

 

 

 

 

 

 

 

 

 

 

 

 

 

 

 

 

 

 

    벌써 가느냐고 말하지 말아야지

    어리석게 망설이며 엉거주춤하는 동안

    가을이 익숙하게 깊어졌을 뿐이다

    설령 악수하고 이내 이별하더라도

    단풍나무 잎사귀 같은 손목을 들어

    바람에 맡기듯 흔들어야지

    햇살도 신작로를 지긋이 덮는다 하얗게,

    아주 너그럽게

    비로소 혼자구나,

    나 돌아왔구나

    긴 밤을 깨어 있어 충만한 지금

    풍경처럼 허리 낮춰 깊은 절을 하듯이

    천천히 송사를 읊조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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