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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막걸리 / 김필영

 

 

 

 

 

 

 

 

 

 

 

 

 

   고슬고슬 찐 찰밥을

   배꽃 필 때 빚은 누룩에 버무려

   명경수에 담가 이레 밤을 세우고야

   박속같은 얼굴로 웃는구나

   보름밤 창호지 같은 맨살을 조롱박으로 떠서

   진달래 꽃잎 띄워 벗과 마주한다

   쓴맛인 듯 단맛 같고

   신맛인 듯 떫은 입술에 

   입술이 녹는다

   짜르르, 짜르르르

   고단한 하루가 따라 들어와 흐린 가슴에

   불을 밝힌다

   발끝까지 피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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