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곤죽이 되도록 퍼마시고 잠든 밤이면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어머니가 산속으로 거처를 옮긴 뒤
마음 둘 곳 없어
술독에 빠지는 날이 많았다.
그런 밤은
눈물 훔치는 어머니 환영으로
온몸 흥건히 젖기도 했다
불행의 요소에는 크고 대단한 것보다
작고 하찮은 것이
마음을 더 휘어잡기도 한다.
이를 테면 잊지 못할 것을 잊어버리거나,
잊어야 할 것을 오래 기억하는,
설명할 수 없는 낯섦 같은 것이
오래 가슴 속에 자리 잡아 생을 축내기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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