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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종이컵 / ​​​신달자

 

 

 

 

 

 

 

 

 

 

 

 

  종이컵도 한 번 마시고 버리기엔 조금 아깝다

  꼭 그만큼 아까운 것들이 이빨 사이에 끼어

  입안을 뒤숭숭하게 하는 인연들이 있다

  종이컵처럼 두 번 세 번 쓰면

  허물어져서 물이 새는

  그래서 일회용이라고 이름 붙인

  종이컵 같은 인연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질기느니

  간단명료한 인연이란 없는 것

  인연의 그늘을 햇살에 내놓으면

  석 달 열흘에도 잘 마르지 않는다

  삼천 날을 삼천 번 더해도

  개운하지 않게 입안을 맴도는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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