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도 한 번 마시고 버리기엔 조금 아깝다
꼭 그만큼 아까운 것들이 이빨 사이에 끼어
입안을 뒤숭숭하게 하는 인연들이 있다
종이컵처럼 두 번 세 번 쓰면
허물어져서 물이 새는
그래서 일회용이라고 이름 붙인
종이컵 같은 인연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질기느니
간단명료한 인연이란 없는 것
인연의 그늘을 햇살에 내놓으면
석 달 열흘에도 잘 마르지 않는다
삼천 날을 삼천 번 더해도
개운하지 않게 입안을 맴도는 인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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