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는 하늘을 볼 수 없는 돼지는
하늘 한 번 보기가 평생소원이었는지라
목숨을 버려서야 목욕재계하고
온몸을 뉘인 채 비로소 하늘을 보았다
돼지는 입만 슬쩍 벌리고 헤헤헤 웃었다
살아생전 웃을 일 전혀 없었던 돼지는
몸통마저 버린 채
머리만으로 높은 상에 올라앉으니
사람들은 저승 갈 노자까지 입에 물려주며
두 손 모아 큰절을 하였다
돼지는 소리 없이 크게 흐흐흐 웃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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