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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돼지가 웃었다​​​ / 구재기

 

 

 

 

 

 

 

 

 

 

 

    살아서는 하늘을 볼 수 없는 돼지는

    하늘 한 번 보기가 평생소원이었는지라

    목숨을 버려서야 목욕재계하고

    온몸을 뉘인 채 비로소 하늘을 보았다

    돼지는 입만 슬쩍 벌리고 헤헤헤 웃었다

    살아생전 웃을 일 전혀 없었던 돼지는

    몸통마저 버린 채

    머리만으로 높은 상에 올라앉으니

    사람들은 저승 갈 노자까지 입에 물려주며

    두 손 모아 큰절을 하였다

    돼지는 소리 없이 크게 흐흐흐 웃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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