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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모량역 / 한영채

 

 

 

 

 

 

 

 

 

 

 

 

 

 

 

 

    고요하다

    사월 무논 같은 간이역

    뒤란 왕벚꽃 무성한 소문같이 꽃비 내리던

    낮은 담벼락

    차르르 쌓인 그 소문, 꽃비 되어 떠나보낸 대합실

    말더듬이 역장의 붉은 깃발과

    새벽 호각소리 멈춘 어스름 달빛

    운동화 이슬에 흰 코 적시며 논길 걷던,

    대구행 비둘기호 출발선

    모량건천아화임포영천하양청천반야월

    손가락 세며, 미루나무 세며 더듬어 보는 옛길

    단석산 그리매 아직도 안녕한지

    철길 위에 부려 놓는 시큰한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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