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널었다
사지를 늘어뜨린 나의 육신을
창천에 표백하듯 내다 걸었다
항복하는 사람처럼 두 팔을 들고
사모하기에는 아직 눈부신
오늘의 해를 향해 가슴을 풀었다
지금 나는 별로 큰 소원도 없고
그렇다고 흐느끼게 설운 일도 없지만
그리움을 알리는 하얀 깃발 하나는
마지막 별처럼 떠 있게 하고 싶다
빨래를 널었다
제 풀에 마르는 들풀처럼
누워서 유순한 복종으로 흔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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