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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빨래를 널고서 / 이향아

 

 

 

 

 

 

 

 

 

 

 

 

 

 

 

    빨래를 널었다

    사지를 늘어뜨린 나의 육신을

    창천에 표백하듯 내다 걸었다

 

    항복하는 사람처럼 두 팔을 들고

    사모하기에는 아직 눈부신

    오늘의 해를 향해 가슴을 풀었다

 

    지금 나는 별로 큰 소원도 없고

    그렇다고 흐느끼게 설운 일도 없지만

    그리움을 알리는 하얀 깃발 하나는

    마지막 별처럼 떠 있게 하고 싶다

 

    빨래를 널었다

    제 풀에 마르는 들풀처럼

    누워서 유순한 복종으로 흔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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