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꽃이 피었습니다
보라 꽃도 덩달아 피었습니다
할미가 가꾼 손바닥만한 뒤 터에
꽃들이 화들짝 화들짝 피었습니다
몸은 땅에 묻혀 거름이 되고
하얀 옷깃이 바람에 흔들립니다
무더기로 손 쓸립니다
수년 전 먼저 길 떠난 내자(內子)를
여름빛으로 만나
한참을 혼자 바라보던 할애비도
슬며시 보랏빛 물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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