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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나이가 든다는 건 / 박선숙

 

 

 

 

 

 

 

 

 

 

 

 

 

 

 

 

 

 

 

 

 

 

   나이가 든다는 건

   사랑하는 이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세 번째 눈이 생기는 거다

   무심코 집어 주는 물건 하나에서

   말없이 밀어주는 과일 접시에서

   전화하지 않아도

   비 오면 데리러 오는 마음 씀씀이에서

   사랑을 초월한 묵은 정을 보는 거다

   나이가 든다는 건

   발효되는 술처럼

   사랑이 익어 정이 되는 거다

   눈물이 터져 나와 뺨을 적시는 게 아니라

   가슴 속에 쪼록쪼록 고여 샘이 되는 거다

   찰랑찰랑 차오른 눈물샘이

   몸안에 집을 짓고 사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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