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건
사랑하는 이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세 번째 눈이 생기는 거다
무심코 집어 주는 물건 하나에서
말없이 밀어주는 과일 접시에서
전화하지 않아도
비 오면 데리러 오는 마음 씀씀이에서
사랑을 초월한 묵은 정을 보는 거다
나이가 든다는 건
발효되는 술처럼
사랑이 익어 정이 되는 거다
눈물이 터져 나와 뺨을 적시는 게 아니라
가슴 속에 쪼록쪼록 고여 샘이 되는 거다
찰랑찰랑 차오른 눈물샘이
몸안에 집을 짓고 사는 거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빠 / 김지우 (0) | 2023.06.18 |
---|---|
전승환 /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 中 (0) | 2023.06.18 |
없는 사랑에 대한 에스프리 / 김왕노 (0) | 2023.06.17 |
항아리 / 최문환 (0) | 2023.06.17 |
잡탕밥 (0) | 2023.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