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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병 / 기형도

 

 

 

 

 

 

 

 

 

 

 

 

 

 

 

 

 

   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

   시작한 이후, 나는 주어를 잃고 헤매이는

   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가끔씩 숨이 턱턱 막히는 어둠에 체해

   반 토막 영혼을 뒤틀어 눈을 뜨면

   잔인하게 죽어간 붉은 세월이 곱게 접혀 있는

   단단한 몸통 위에,

   사람아, 사람아 단풍든다.

   아아, 노랗게 단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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