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바닥에 내팽겨진 부지깽이
너도 미끈한 참나무였던 때가 있었다
젖은 장작이 타오르기 위해서는
서로의 어깨를 잘 기대는 일
남의 숨통 터주느라 정작
제 주둥이가 타들어가는 줄도 몰랐던 나는
괴고 받쳐주며 한 세월
뜨겁게 살았다
뜨겁게 사랑을 해본 것들은
닮아 버린 육신을 탓하지 않는다
쓸모없는 막대기로 전락해
불길 속에 던져진다 해도
그것은 소신공양을 완성하는 일
연기의 몸을 빌려 열반에 드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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