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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이러한 열반 / 이영옥

 

 

 

 

 

 

 

 

 

 

 

 

 

 

 

 

 

   부엌 바닥에 내팽겨진 부지깽이

   너도 미끈한 참나무였던 때가 있었다

 

   젖은 장작이 타오르기 위해서는

   서로의 어깨를 잘 기대는 일

   남의 숨통 터주느라 정작

   제 주둥이가 타들어가는 줄도 몰랐던 나는

   괴고 받쳐주며 한 세월

   뜨겁게 살았다

 

   뜨겁게 사랑을 해본 것들은

   닮아 버린 육신을 탓하지 않는다

   쓸모없는 막대기로 전락해

   불길 속에 던져진다 해도

   그것은 소신공양을 완성하는 일

   연기의 몸을 빌려 열반에 드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