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 김재진

 

 

 

 

 

 

 

 

 

 

 

 

 

 

 

 

    감잎 물들이는 가을볕이나

    노란 망울 터트리는 생강꽃의 봄날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수숫대 분질러 놓는 바람소리나

    쌀 안치듯 찰싹대는 강물의 저녁 인사를

    몇 번이나 더 들을 수 있을까

    미워하던 사람도 용서하고 싶은

    그립던 것들마저 덤덤해지는

    산사의 풍경처럼 먼 산 바라보며

    몇 번이나 노을에 물들 수 있을까

    산 빛 물들어 그림자 지면

    더 버릴 것 없어 가벼워진 초로의 들길 따라

    쥐었던 것 다 놓아두고 눕고 싶어라

    내다보지 않아도 글썽거리는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참 / 김용택  (0) 2023.10.04
마음 / 홍윤숙  (0) 2023.10.04
실소 / 홍윤숙  (0) 2023.10.04
조국진의 외로움의 온도 中에서  (0) 2023.10.04
이인칭 / 김남조  (0) 2023.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