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전부인 그 여자
알몸으로 바닥을 기며 살았지
짐 자전거 뒤에 기름통 싣고
악착같이 세상을 가르며 내달렸지
가파른 오르막길 만나면
부끄러움도 없이 일어서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올라섰지
그녀가 바큇살 따라
그 딴딴한 장딴지로 페달을 밟고 돌아올 때
하루가 비로소 저물었지
나 그때
골목 어귀에 숨어서 봤다는 말은
죽어도 하지 않을 거야
여자니까
여자라는 것도 모르고
울 엄니처럼 살았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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