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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꿈 속에 숨겨둔 정부 하나 / 이해수

 

 

 

 

 

 

 

 

 

 

 

 

 

 

 

 

 

 

 

 


  세상에다 신발을 벗어놓고

  꿈속에 숨겨둔 정부를 만나러 간다.
  혼자만 알고 있는 주문을 외어야 열리는,
  눈 감아야만 볼 수 있는

  꿈속에 정부를 만나러 간다.
  온 세상이 잠이 들 때를 기다리다가

  세상이 잠이 드는 찰나 꿈속으로 숨어 들어간다.
  밤이면 밤마다 찾아가

  둘만의 심장을 대펴 줄 이야기를 쑥덕거리다가,
  몰래몰래 독주처럼 마시는 뜨거운 사랑.
  세상이 눈뜨기 전,
  몰래 돌아오는 외진 꿈 속에 숨겨둔 정부 하나,

  홀로 남겨진다.
  오늘은, 아무도 아는 척 할 사람 없는

  첫 밤 같은 바닷가에 깍지를 끼고 거닐다가,
  밤하늘 외로운 별들이 사람눈 피해

  얼싸안는 시간이면 빠알간 불꽃 피워

  우리 사랑 흔적 두어 개쯤 새겨 놓을까.
  내일은 영화처럼 질주하는 고속도로 끝에서,

  심장이 벌겋게 달아오를,
  전율처럼 타들어가는 정사를 하고 올거나.
  얼굴을 그려놓지 않은,
  얼굴이 생각이 나지 않는,
  꿈속에 숨겨둔 정부 하나.
  우리 사이 비밀스러운 사랑 암호는

  세상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다디단 완전한 범죄.
  들킬 걱정 없어서 슬퍼지는 꿈속의 정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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