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에 조간신문을
차곡차곡 싣고 달리는 그녀
삶과 죽음을 외면한 보수와 진보가
뒤엉켜 싸우는 세상을 새벽부터 배달한다
한평생 신문에 난적없는
자기 삶보다 남의 삶이 비에 젖을까봐
더 전전긍긍하는,
시장골목에 쓰러져 잠든 취객에게
신문지이불을 덮어주며 안녕하라고
말하는,
내일이면 폐지가 될 세상과 인생을 위해,
더 이상 돌아갈
세상이 없다는 그녀
유모차는 편의점 알바의 긴 하품과
쓰레기차에 매달린 사내들의
가뿐 숨소리까지 싣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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