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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몸살 / 박제영

 

 

 

 

 

 

 

 

 

 

 

 

 

 

 

 

  당신과 나눈 말들을 다, 지웠는데

  당신과 나눈 마음을 다, 지웠는데 

  몸살을 앓았다

  약을 먹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한과 발열로 진저리치던 몸이

  당신의 부재를 자꾸만 더듬었다 

  보름하고도 열나흘을 꼬박 앓았다

 

  뜨겁게 달궈진 몸이

  마침내 붉은 살들을 토해냈다

  몸이 우리가 나눈 문장이었고

  살이 우리가 나눈 마음이었다

 

  몇 개의 계절이 지나고, 그때마다 몸살을 앓았다

  그렇게 당신의 몸,을 당신의 살,을 당신을 보냈다

 

  아주 오래

  그 후로도 아주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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