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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밤비 / 이홍섭

 

 

 

 

 

 

 

 

 

 

 

 

 

 

 

 

 

 

 

 

 

 

 

 

 

  남들 회사 갈 때

  나 절에 간다

  내 거처는 비승비속(非僧非俗)의 언덕 한켠

 

  나의 본업은

  밤새워 내리는 밤비를

  요사채 뒤뜰 항아리에 가득 담는 일

  하지만

  내리는 밤비는 항아리를 채우지 못하니

 

  나의 부업은

  나머지 빈 곳을 채우는 일

  나는 항아리를 껴안고

  비 내리는 꿈속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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