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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봉숭아 /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욱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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