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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나 그냥 여기 있고 싶다 / 김유택

 

 

 

 

 

 

 

 

 

 

 

 

 

 

 

 

 

 

   나 여기서
   향기 진한 모카 내음 맡으며
   세상 모두 없어진다 해도
   잔등이 길게 하고 하늘만 보고 있겠다
 
   나 여기서
   알콜 냄새 진동하는 술통을 끌어 안고
   땅이 빙빙 돌 때까지 버티고 있겠다
 
   나 여기서
   바람
   구름
   낙엽
   눈이 지나고 꽃이 필 때까지 외롭고 싶다
 
   나 여기서
   삶
   사랑
   이별
   별이 수없이 지고
   태양이 찾아와도 순수하고 싶다
 
   아무도 오지 않는 나만의
   시간들이 그립다
 
   나 그냥 여기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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