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으니 쑥을 뜯는구나
불 놓은 자리 소복한 햇쑥
산 것들끼리는 다 보는 봄인데
영영 사라진 이름 불러내듯 한 땀 한 땀 뜯는구나
뜯다 뜯다가 눈 짓무르면 하늘 보고
먼 산 꽃불 보면서 꿈인 듯 생시인 듯 뜯는구나
쑥밥이나 지어 볼란다
당신이 담근 장독 간장 붓고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선 양푼 넘치도록 비벼 볼란다
진한 향내에 목 메이면 콧물 눈물 꿀꺽
삼켜 볼란다
우걱우걱 다시 살아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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