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모래가 톱니를 만드는 속초해변
발자국 없는 모래를 밟으며 들어선 찻집
수평선이 품은 햇살보다 반짝이는
드넓은 창가에 앉아 무게를 계량할 수 없는
도시를 내려놓는다.
차를 마시러 온 사람과 만든 사람의 낡은 이야기
찻잔 속에 향기 없는 꽃이 되어 피어오른다
창 밖에는 해안선을 바라보며 숨소리보다 질긴
갯배 줄을 당기는 아바이,
노안에는 풍랑보다 무섭고 고달프던 날들이 출렁인다
고향 떠나온 젊음 아바이가 되어 흐르는 물줄기
되돌리지 못하고 잊히려는 입맛을 찾아 머무른다
가자미식혜 마냥 삭혀지지 않는 기억들을 붙들고
놓치지 않으려는 사투가 있는 곳
뱃고동은 고단한 어촌을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