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덜 관심을 보이며 높은 하늘로 조금씩
물러나면서 가을은 온다
차고 맑아진 첫 새벽을 미리 보내놓고 가을은 온다
코스모스 여린 얼굴 사이에 숨어 있다가
갸웃이 고개를 들면서 가을은 온다
오래 못 만난 이들이 문득 그리워지면서 가을은 온다
스님들 독경 소리가 한결 청아해지면서 가을은 온다
흔들리는 억새풀의 몸짓을 따라
꼭 그만큼씩 흔들리면서....
너도 잘 견디고 있는 거지
혼자 그렇게 물으며 가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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