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혼자 먹는 밥 / 오인태

 

 

 

 

 

 

 

 

 

 

 

 

 

 

 

 

 

 

 

 

  찬밥 한 덩어리도 뻘건 희망 한 조각씩

  척척 걸쳐 뜨겁게 나눠먹던 때가 있었다

  채 채워지기도 전에 짐짓 부른 체

  서로 먼저 숟가락을 양보하며

  남의 입에 들어가는 밥에 내 배가

  불러지며 힘이 솟던 때가 있었다

 

  밥을 같이 한다는 건

  삶을 같이 한다는 것

  이제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은

  누구도 삶을 같이 하려 하지 않는다

 

  나눌 희망도, 서로 힘 돋워 함께 할

  삶도 없이 단지 배만 채우기 위해

  혼자 밥 먹는 세상

 

  밥맛 없다

  참, 살맛 없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벗들과 술 한 잔 / 김재황  (0) 2024.09.29
오디  (0) 2024.09.29
밥 / 정진규  (0) 2024.09.28
전산옥 / 전윤호  (0) 2024.09.28
고등어 / 안명옥  (0) 2024.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