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한 덩어리도 뻘건 희망 한 조각씩
척척 걸쳐 뜨겁게 나눠먹던 때가 있었다
채 채워지기도 전에 짐짓 부른 체
서로 먼저 숟가락을 양보하며
남의 입에 들어가는 밥에 내 배가
불러지며 힘이 솟던 때가 있었다
밥을 같이 한다는 건
삶을 같이 한다는 것
이제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은
누구도 삶을 같이 하려 하지 않는다
나눌 희망도, 서로 힘 돋워 함께 할
삶도 없이 단지 배만 채우기 위해
혼자 밥 먹는 세상
밥맛 없다
참, 살맛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