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에 걸어놓은 무청 시래기
얼었다 녹기를 거듭했다
우수 경칩 지나도 걷어가는 사람 아무도 없었다
할머니는 요양원으로 죽으러 갔다
까무러칠 때마다 한걸음에 달려왔던 자식들,
할머니가 눈을 뜨자 다시 돌아가고
이젠 까무러칠 힘도 남지 않았다
줄기만 남은 무청 시래기
웬만한 추위에는 얼지 않았다
얼어붙을 물기도 남지 않았다
이슬이 사라지기 전에 추슬러 끈으로
묶어두지 않으면 바스락, 부스러질 것이다
바람도 걷어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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