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아버지와 소 / 김의배

 

 

 

 

 

 

 

 

 

 

 

 

 

 



 

 

 

 

 

 

 

   한평생 농사만 짓던 아버지

   소 한 마리는 듬직한 손발이었다

   이른 아침을 몰고 나간 아버지

   달구지에 해거름을 싣고 돌아오셨다

 

   예순다섯 아버지

   모처럼 동네 회갑연에서 술 한 잔 드신 것이

   화근이 되어 갑자기 자리에 누우셨다

 

   사흘째 되는 날

   서울 큰 병원에 가시겠다며

   달구지 타고 큰길까지 나가

   십리 길 친척 집 사랑방에 몸을 눕힌 아버지

 

   동생이 서산으로 택시를 부르러 간 사이

   객지에서 먼길을 홀로 떠나시고 말았다

   택시는 타보지도 못하고

   달구지 타고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

 

   주인의 주검을 싣고 오던 소

   집 근처에 오자

   음메-----

   크게 울며 주인의 죽음을 알렸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나라 / 김소해  (0) 2025.01.08
만연사(漫然寺) 연등 / 박옥위  (0) 2025.01.08
오디 - 육십령29 / 박일만  (0) 2025.01.07
저 문을 열고 / 한관식  (0) 2025.01.07
올챙이를 표절하다 / 노재순  (0) 2025.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