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농사만 짓던 아버지
소 한 마리는 듬직한 손발이었다
이른 아침을 몰고 나간 아버지
달구지에 해거름을 싣고 돌아오셨다
예순다섯 아버지
모처럼 동네 회갑연에서 술 한 잔 드신 것이
화근이 되어 갑자기 자리에 누우셨다
사흘째 되는 날
서울 큰 병원에 가시겠다며
달구지 타고 큰길까지 나가
십리 길 친척 집 사랑방에 몸을 눕힌 아버지
동생이 서산으로 택시를 부르러 간 사이
객지에서 먼길을 홀로 떠나시고 말았다
택시는 타보지도 못하고
달구지 타고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
주인의 주검을 싣고 오던 소
집 근처에 오자
음메-----
크게 울며 주인의 죽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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