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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저녁 문상 / 강인한

 

 

 

 

 

 

 

 

 

 

 

 

 



 

 

 

 

 

 

 

 

 

  친구의 어머니가  홀로 사시던 집 뒤켠에는

  대숲이 우거져 있었다

  오랜만이구나 손을 잡으며 베옷 입은 상주는

  눈이 붉었다.

 

  대숲을 끼고 고추밭을 오르는 비탈길

  호박잎에 넝쿨을 묻고  호박 한 덩이

  혼자 늙어가고 있었다.

 

  두엄자리 곁에 빈 상여가 하얗게 놓여지고

  사립 위로 알전등이 내어 걸릴 무렵,

  언제 또다시 만나게 될런지

  껄껄껄  아슬한 세월에 흔들리며

  고등학교 동창들은 고샅을 나섰다

  불빛 속에 댓잎 같은 손을 흔들었다.

 

  대숲은 키가 커서 우수수, 우수수

  서둘러 돌아가야 할 길 위에 먹물을 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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