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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알바생 엄마 / 박해석

 

 

 

 

 

 

 

 

 

 

 

 

 



 

 

 

 

 

 

 

 

  24시간 편의점 알바생 엄마

  밤 열 시부터 새벽 여섯 시까지 한방중에만

  일하는 알바생 엄마

  전철 한 정거장 거리라지만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 넘어다니는

  또순이 알바생 엄마

 

  집에 돌아올 땐 비닐봉지 가득 삼각김밥,

  샌드위치, 빵, 우유를 담아 오는 알바생 엄마

  유통 기한에 걸린 것들이니 깨끗하게 처분하라고

  주인이 말해 싸들고 온다는 알바생 엄마

 

  형과 나는 아침밥 대신

  삼각김밥을 먹고 샌드위치를 씹고

  바나나우유를 마시는데

  엄마는 세수도 않고 잠자느라 바쁘고

  딱히 할 일 없는 아빠는 우리를 힐끔거리며

  맛있냐? 하고 묻는다

 

  형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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