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깊은 밤
고향 집 어머니는 반가사유상이다.
한때 정좌해 TV 드라마를 보시며
몇 초롱 목숨에 심지 담그시고
밤늦게까지 가물거리며 사위어 가시다가
지금은 허리가 아파 의자에 앉아
홀로 TV를 보시는 어머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일한
반가사유상이다.
밤이면 뒤란에 별똥별 같은 감꽃 뚝뚝 져
탱화를 그리듯 수놓고
밤새 반가사유상을 지키는 누렁이는
잠을 멀리 두고 귀가 쫑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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