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이럴 때마다 저럴 때마다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딸에게 장담하다
어쩐지 자주 듣던 소리다 싶어 가슴 한쪽이 싸해진다
먹고 죽을 돈도 없었을 내 아배
아들이 이럴 때마다 저럴 때마다
아부지가 어떻게든 해볼게
장담하던 그 가슴 한쪽은 어땠을까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걱정 말고 네 할 일이나 해
딸에게 장담을 하면서도 마음속엔
세상에서 수시로 꼬리를 내리는 내가 있다
장담하던 내 아배도 마음속으론
세상에게 무수히 꼬리를 내렸을 것이다
아배의 꼬리를 본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배의 꼬리는 떠오르지 않는데
딸은 내 꼬리를 눈치챈 것만 같아서
노심초사하며 오늘도 장담을 하고 돌아서서
가슴 한쪽이 아려온다
꿈틀거리는 꼬리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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