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독거노인이 되신 울 엄마
무척 외로우신가보다
어젯밤 전화에서는 뒷집 개똥이아부지한테
찰밥 한 그릇 줬다고 하신다
수십 년간 한 담을 쓰면서도 말을 트지 않으시더니
뒷집 쪽 담벼락 호박 한 덩어리라도 따가면
웬수처럼 욕을 욕을 퍼부으시더니
이제는 어지간히 외로우신지
밥을 나누어 먹는단다
담 너머로 밥그릇도 주고 받는단다
나누어 먹는 밥이
화해다
평화다
담벼락 정도는 너끈히 허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