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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굴뚝 / 허림

 

 

 

 

 

 

 

 

 

 

 

 

 

 

 

 

 

 

 

 

 

 

 

 

 

    마른 연기 피어오르는 굴뚝 보면

    왠지 그 방 아랫목에 눕고 싶다

    바람에 치이고 사람에 치인 허리 지지고 싶다

    청동화로에 감자 서너 개 구워 먹고 싶어진다

    메줏내 퀴퀴하게 맡으며

    하느님보다 무섭던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어진다

    수염이 잘 어울리고 눈이 부리부리 했던

    왼손잡이에 시조창을 읊던

    청산리 벽계수 다시 흘러오지 않지만

    왠지 알싸한 냉괄 내 배인

    그 뜨뜻한 아랫목에 벌렁 눕고 싶어진다

    신문지로 척척 발라놓은 천장

    쥐들이 줄달음치고 더러 쥐 오줌이 베인

    뭣보다 그날 불었던 샛바람과

    햇빛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

    내처 달려 들어가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불알 늘어지게 따뜻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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