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창고 뒤편 후미진 고샅,
웬 낯빛 뽀얀 계집애 쪼그려 앉아
오줌 누고 있다
이 계집애,
더러는 샛노랗게 웃기도 한다
연초록 치맛자락 펼쳐 아랫도리 살짝 가린 채
왼편 둔덕 위에서는 살구꽃 진자리
열매들 파랗게 크고 있다
눈 내려 뜨면 낮은 둔덕 아래
계집애의 엄니를 닮은 깨어진 사금파리 하나
반짝반짝 빛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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